오유원(Lyricist,A&R,sometimes DJ)
jessica.yoowonoh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사가, 송라이터, A&R,강사, 가끔 디제잉 활동도 하는 오유원입니다. 제가 작업했던 곡들은 엑소의 Love me right, 빅톤의 Mayday, 에일리의 Midnight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타이틀곡과 차트넘버원 곡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음악 분야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웃음) 하지만 이 모든 일에 애정을 품고 있고 음악 관련 일을 하는 게 항상 즐겁습니다.
과거에 세계적인 테크노 그룹 999999999(나인타임즈나인)의 국내공연도 추진하려고 하셨다고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테크노 음악을 사랑하고 나인타임즈나인의 음악을 좋아해서 협찬사를 못 구하면 개인 예산으로 공연을 기획할까도 생각했습니다. 여러 정황과 코로나때문에 무산되었지만요.
보폴에서 대관을 할까도고민하셨지요?
네 그렇습니다. 나인타임즈나인 급이면 더 큰 곳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의견들이 있었지만, 기획자의 시선에서 그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가 그 공연을 “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달렸지요(웃음). 그래서 기획자들은 아티스트도, 관객들도 만족할 정말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 VOFOL의 음향장비수준이나 인테리어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앞으로 공연 프로모터로도 활동할 계획이 있습니까?
당연하지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든게 마비된 상태지만 사업이든 인생이든 모든 게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든 아니든 새로운 방향과 방법은 늘 생겨나게 되어있습니다.
하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 같은데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본인만의 노하우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속도와 꼼꼼함이 비결입니다. 일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고민하고 방법들을 바꿔보는 편인데요. 정해진 룰과 가이드라인은 지키되 그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자면서도 생각합니다.(웃음)그리고 쉬는 날엔 최대한 집에서 쉬거나 놀러 가서 리프레쉬를 하거나 스스로에게 활력을 불어 넣습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에너지와 감정 소모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본인의 음악적인 방향성이 있을까?그리고 창작자로서 경계하는지점은?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장르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언제나 음악에 관해서는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고요.
제가 아이돌 음악을 한다고 제 음악이 딱 아이돌 수준이라며 깎아내리던 사람이 있었는데 자칭 힙합을 한다고 하는 그분의 트랙을 들어보니 수준이 정말 형편없었습니다. 사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장르를 해도 들으면 괜찮다는말이 있지요.
제가 경계하는 지점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한번은 제가 만든 테크노셋의 수준이 어떤가 싶어서 국내 팟캐스트에 보내봤습니다. 답변이 왔는데 “너의 믹스셋은 창작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티스틱한 회화적 느낌이다” 라는 다소 비판적인 답변이 왔습니다. 믹스셋을 듣고 그런 평가를 하면 모를까 조회수는 여전히 1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제 믹스셋을 듣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런 자세한 평가를 내렸는지 의아했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분들이 순수한 예술가라면 '남의 노래 갖다 붙여서 믹스셋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샘플도 쓰지 말고 신디사이저로 소리 다 만들어서 곡 하나하나 그분 곡으로만 한시간짜리 믹스셋을 짜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예의를 갖췄고 그 말을 그분에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제 믹스셋이 그렇게 나쁜가 확인하려고 일부러 베를린의 디제이들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여섯 군데에 제 믹스셋을 보내봤는데 다섯 군데에서 직접 듣고 좋은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역시 색안경은 위험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때 컨택했었던 독일 디제이들과는 지금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래서 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외화내빈(外華內貧), 명대어리(名大於利)한 것입니다. 겉으론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는 것, 이름은 크지만, 이익은 못 챙기는 것. 늘 느끼지만 진정한 승자는 결국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사람입니다. 또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하지 않는것. 모든 것은 양쪽 말을 들어봐야 판단할 수 있고 심지어는 그것도 틀릴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둘 다 틀린 말과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직관적으로 판단하되 통계와 숫자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추론과 의심에 의거해 판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30대가 넘어서 실패하면 그 리스크는 오롯이 본인만의 몫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언행과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진정 원하는 것이 뭔지를 잘 캐치해서 나만의 철학과 방법론은 분명 가지고 가야 하고요. 이것저것 다 고려하다 보면 처음과 끝이 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틀에 구애받지 않고 뮤지션으로서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고 접목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보폴 오픈덱에서 틀었던 테크노셋도 좋다고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저도 나름 오래 음악했던 짬바가 있는데요.하하 그날 받은 돈이 디제잉으로 첨 벌어본 돈이었습니다. 추억이네요. 코로나가 좀 가시면 보폴 측과 함께 재밌는 일들을 많이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좋습니다! 화양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지 않나?' 라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원래 뭔가를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은 항상 힘들지요. 선례가 많이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십몇 년 전의 이태원은 사람들이 기피 하는 곳 중 하나였고 상암동은 거의 난지도였지요. 지금은 그때 땅 안 샀던 사람들은 후회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지금은 화양사거리도 많이 발전하여 완전히 달라졌으니까요.
보폴을 위시해서 재밌는 컨텐츠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하고, 또 다른 것들이 생기지 않더라도 보폴에서 여는 파티가 진짜 재밌다더라, 수업이 진짜 좋다더라, 공연이 진짜 재밌다더라 소문이 나면 분명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생각합니다. 연애도 그렇듯이 먼저 오게 만드는 게 젤 확실한 방법 아닙니까?. 물론 모든 일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 백번 들이대서 오십 번 까이고 오십 번 사귀는 경우도 있겠지만요.(웃음) 지금 이태원에 놀러 가는 사람들도 그 근처 사람들만 가는 것이 아니지요? 분명 주말에 경기도에서도 오고 지방에서도 온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이 무언가를 개척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가요?
앞으로도 뮤지션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다양한 음악적인 경험을 하고 배우고 만들면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또 앞에서 얘기했었던 방향성에 관한 부분과 이어지는 것인데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늘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아서 국제적으로 연결된 일들을 늘 하고 싶었고 내 음악이 해외에서도 릴리스 되는 것을 막연히 꿈꿔왔습니다. 지금은 막연했던 꿈들을 어느 정도 이뤘고 그다음 단계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하는 일들에서도 더 잘하는 것 역시 목표입니다. 매 순간 행복을 찾고 만들고 누리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전 세계를 무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