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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jochoi(@mojochoi)






BODY EP의 뮤직비디오 컨셉부터, 프로필, 음악적인 통일성이 돋보입니다. 이렇게 특이한 연출을 하게 된 계기는?


제가 좋은 걸 하자는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라 특이한 연출로 비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계획적이면서도 동시에 우연히 만들어진 것 같아요. 처음으로 앨범을 만들다 보니 뭐부터 해야 할지도 몰랐던 상황에서 무작정 노래를 만들던 중에 앨범에 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곡들이 몇 곡 나왔고, 메시지보다는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나마 제 이야기를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곡들을 완성하며 차근차근 앨범 전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게 되었습니다.

또 앨범 작업 당시부터 유튜브에 대한 생각이 많이 있었고 유튜브 채널과 컨텐츠를 구체화 시키는 과정에서 저의 세계를 외부 세계로 더 표출시켜보자는 생각에 ‘mojochoi’ 라는 자아를 가상의 세계에 캐릭터화, 동기화시키고 투영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허여멀건 한 저세상의 모조초이와 엉덩이 프로필 사진입니다.


한국에서 긴 시간 디제이로 활동하셨는데 과거의 활동들은 조금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음악을 하셨었나요?


디제이 활동은 클럽 스태프로 발을 들이면서 알게 된 인연들과 소규모 파티를 만들던 것으로 시작해서 바, 라운지, 클럽에서 레지던트를 했어요. 서울 클럽은 지역별로 색이 다른데 홍대, 이태원, 강남 곳곳에서 다양한 음악들을 플레이했어요. 정말 이것저것 다 틀어봤죠. 그때는 장르별로도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인정욕구에 대한 욕심이 많았었더라고요. 음악적으로는 동료들한테 뭐든 잘 트는 디제이로 보이고 싶었고, 현실적으로는 음악을 반대하는 부모님에게 밥벌이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다양하게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일거리가 생겼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한때는 다른 디제이들과 비교했을 때 색깔이 뚜렷하지 않다거나 '내가 주로 트는 건 뭔가? '라는 의문을 스스로 품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타인의 기준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지금은 스펙트럼이 넓은 것을 제 장점이라고 여겨요. 저는 모든 음악을 사랑해요.



작년에 나온 BODY EP는 독특함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데 어떻게 계획하고 계시는가요?


코로나 전까지는 어느 정도의 계획이 있었어요. ‘내 음악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란 생각으로 2020년을 맞이하고 음반과 파티를 계획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계획이 아무것도 없어요. 코로나에 적응하는 동안 깨달은 건 무계획에서 현재를 직시하고 사는 게 훨씬 더 나를 지키기 좋은 일이라는 거예요.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을 괴롭게 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계획대로 해야 할 거 같은 강박에서 나를 놓아주기로 했어요. 꾸준히 유튜브 컨텐츠를 만들고, 꾸준히 작업하는 동안 완성되면 내보내자란 생각이에요.






808% 파티도 기획하셨었지요? 808% 파티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파티였는데 성공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성공적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구요(웃음)얼마 전에 그때쯤의 영상을 다시 본 적이 있는데 어렸더라고요. 젊음과 파이팅을 무기로 무장했기에 그나마 파티도 잘 되고 크루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안 될 것도 되게 만드는 에너지죠. 욕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도 있지만 어렸기 때문에 앞뒤 생각 안 하고 욕심을 부릴 수 있었어요. 정작 808% 파티를 하던 시기에는 이렇게 하면 될꺼야라며 방법론에만 집중하고 분석하며 확신을 가졌지만, 그 과신이 808%가 더 나아가지 못한 원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갖고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좋았을 상황들과 잘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정작 파티를 즐기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어요. 너무 당연하지만 노래 트는 사람이 즐겨야 플로어에서 춤추는 사람도 즐길 수 있고, 파티 주최자가 즐거워야 파티가 즐거워져요. 파티를 단순히 프로모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임하면 즐길 수가 없게 돼요. 본질적으로도 파티가 아니게 되는 거죠. 파티는 즐겨야 파티라고 이제서야 생각해요. 가게 영업이랑 같아요. 식당을 예로 음식 플레이팅, 외관, 인테리어, 프로모션 이벤트, 지인팔이에 신경을 많이 쓰면 이목을 끌 순 있지만 그건 한때뿐이에요. 맛과 서비스라는 기본에 충실하면 단골이 생기고, 단골은 입소문을 만들어내요. 시간이 좀 걸릴 순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즐거운 파티는 이름도 알려질 수 있고, 매출도 높아질 수 있어요. 시간을 단축하게 하는 건 역량이죠. 거기에 이제는 꾸준함과 행운의 힘도 믿어요. 얘기하고 보니 파티 마려운데, 이제 너무 즐길 수 있는데, 파티를 할 수 없는 시대라니... 슬픕니다.


본인의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본인의 음악 장르는 무엇이라고 해야할까요?


제 음악은 비빔밥 같은 거라고 말할래요. 살면서 그동안 들어왔던 수많은 음악에서 배운 것, 좋아하는 사운드와 아이디어를 제가 원하는 대로 비벼 먹는 거예요. 예전부터 음악을 벽 없이 좋아했지만, 앨범을 만들기 전 작업을 하던 때는 앞서 말했던 인정욕구 때문에 음악으로 알려지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단 욕심을 갖고 장르적인 벽으로 저 스스로를 압박했어요. 이렇게 만들어야 팔릴까? 저렇게 만들어야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작업이 시작됐어요. 작업이 일처럼 느껴지고 전혀 만족스럽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았어요. 거기에 학문적으로 정규과정을 밟거나 악기를 다룰 줄 모른다는 데에 컴플렉스가 생겨서 완성해도 제 이름으로 발매하기 싫고, 들려주기 싫었어요. 이 모든 건 앨범을 계기로 해소됐어요. 앨범의 첫 번째 목표는 '좆대로 만들자'였거든요. 음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때의 초심을 되새기게 됐어요. 분명히 제가 음악을 시작한 이유는 남에게 보여주거나, 잘해 보이려고, 잘되려고, 돈을 많이 벌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였거든요.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원하는 대로 표현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요즘은 정말 뇌랑 귀가 원하는 대로 작업해요.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다 섞이더라고요.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제 성격도 한몫하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도 참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잖아요. 그걸 환경 안에서 경험적으로 무의식중에 습득한 것이라고 생각도 해요. 현대 음악은 서양에서 왔고, 장르라는 틀은 시장에서 팔기 편리하도록 그들이 분류했던 것인데요. 장르적 경계는 이제 서양에서도 무너져가고 있어요. 나올 게 다 나와버렸거든요. 근데 이 와중에 케이팝은 장르 크로스오버의 정점에 있어요. 케이팝이 부상하고 있는 시기니 제 음악이 케이팝의 범주 안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일종의 끼워팔기ㅎㅎ



음악에서 느껴지는 외로움과는 다르게 유튜브 방송에서는 코미디 성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디제이로 먹고살기가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서 다른 경로들을 보던 와중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눈에 들어왔어요. 20대 때는 선배 디제이들에게 보고 배운 아티스트 병에 감춰왔지만 저는 누구보다 관종이 맞거든요. 유튜브는 어쩌면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게 결국에는 나라는 사람 자체를 보여주고 그걸 좋아해 주는 사람이 구독자가 돼요. 구독자 한 명이 늘어나면 친구가 한 명 더 생기는 거로 생각해요. 구독자가 많이 생기면 어쨌든 무엇을 해도 나를 좋아해 줄 테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독자만 모아도 내가 틀고 싶은 노래를 실컷 트는 파티를 만들 수도 있고, 내가 정말 꼴리는 대로 아무렇게나 되도 안되는 노래를 만들어도 컨텐츠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걸 컨텐츠 화 시키고 제 취향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아지면 저한테는 이만한 놀이터가 없는 거죠. 거기에 인생 아카이빙의 기능도 있어요. 그렇다면 제가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아직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조회 수가 빵! 터지거나 관심을 받은 적은 없지만, 꾸준하게 해볼 마음이에요. 지금까지 꾸준하게 해본 건 디제잉과 음악 만드는 일밖에 없어요. 너무 좁은 세상에서 살았던 거 같아요. 유튜브도 창작이라는 비슷한 범주 안에 있지만,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에요. 무엇보다 제가 재미를 느끼고 있어서 좋아요.


제 채널에서 코미디 성향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말은 제가 제 갈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얘기 같아서 좋아요. 제 안에는 암울한 면이나 진지한 면도 있지만 저는 제가 유쾌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웃기고 재미난 걸 좋아해요. 병맛은 포기 못 해요. 사람들과 최대한 많이 웃고 살고 싶어요.


저같이 지속가능한 딴따라 짓을 꿈꾸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유튜브는 미래입니다. 유튜브 채널 ‘mojochoi’ 구독, 좋아요, 알람 버튼을 눌러두세요! 미래가 보일 거에요ㅎㅎ


현재 코로나로 많은 뮤지션들이 어렵습니다.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당하시죠? 저도 너무 황당합니다. 역병이 도는 세상이 도래했다니 살다 보니 별일입니다. 5개월째 아무것도 못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돈도 못 벌고 있고요. 한창 활동할 시기에 작업실에만 박혀 있으니 답답하네요. 제가 태어난 지 31년짼데 해외를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거든요. 올해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생각에 열심히 모아뒀던 돈을 까먹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부정보단 긍정을! 이러려고 내가 여행 가고 싶단 마음을 먹었구나~ 다행이다! 라며 뇌로 자위 중입니다. 한국에서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며 그냥 쉬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렵니다.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살려고요. 살려면 살아지지 않겠습니까? 저랑 같이 버텨봐요! 멘탈관리, 건강관리 잘하시길! 끝으로 ‘mojochoi’ 유튜브 채널 구독과 좋아요. 알람버튼 누르시면 당신에게서 코로나가 물러가고 만사가 형통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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