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onkeeho)

<KIO>
지금 활동하시는 그룹 EOS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EOS는 93년 유로 테크노 그룹을 표방하며 1집 ‘꿈, 환상, 그리고 착각’으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신해철, 윤상, 이승철, 손무현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저 역시 10살 즈음 EOS의 무대를 방송으로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거로 기억합니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곡으로 ‘넌 남이 아니야’라는 곡이 있었는데 당시 무대에 김형중 님이 삭발과 상의 탈의를 한 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그분이 훗날 <토이 – 좋은 사람>의 김형중과 동일인 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었네요. EOS는 97년 해체 후 2018년 재결성되었습니다. 원년 멤버인 김형중과 조삼희(a.k.a 32) (이승환, 신승훈 밴드 마스터) 그리고 배영준(KONA와 W)으로 재편되었고 저는 두 번째 앨범 <Shall We Dance>부터 공동 프로듀서 겸 객원 멤버로 합류 후 <The Greatest Romance> 앨범을 거처 현재까지 활동 중입니다.
음악을 언제부터 하셨고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그림을 그리다 모든 예술인이 경험하는 아주 격한(?) 집안의 반대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학교 써클 활동을 합창부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적성에 맞아 써클 내 지휘자를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음악에 진지함을 가지게 되었던 거 같네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아현직업전문학교 실용음악과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유명한 음악인들을 배출한 학교라 밑져야 본전이란 마음으로 보컬로 시험을 보았고 운이 좋게 합격하였지요. 2002년! 월드컵과의 콤비네이션으로 결국 수능을 망치게 되었지만 대한민국 고3이라면 상상도 못 할 경험과 즐거움의 시간을 보내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였습니다. 수많은 괴물(?)들과 같이 지내면서 자극들이 많았습니다. 흔히들 존버라고 말하죠? 지금까지 음악가로서 버텨내는 데 큰 힘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보컬로 음악을 시작하신 분들은 궁극적인 갈급함이 있지요. 어느덧 ‘내가 부를 노래를 내가 직접 만들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케이크워크 9.0을 사용하여 반주를 만들다가 그것을 편곡해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음악 제작, 전자음악으로 연결되었습니다.

<EOS>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좋아하는 악기는 무엇인가요?
모든 스타일에 대해 열어놓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보컬뿐만 아니라 모든 악기가 잘 들리는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뻔한 대답인가요? (웃음). EOS 앨범을 작업하면서 80년대 무드의 Synthpop 사운드에 집중하였는데 그러다 보니 역시 아날로그 신스를 찾고 좋아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습니다. 플러그인 악기들도 요즘 소리가 매우 좋지만 역시나 작업실에 놓고 직접 손으로 돌려가며 만드는 만족감! 거기서 오는 경험들이 무시 못 할 영감이 되어 결과물에 큰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여담으로 가장 좋아하는 신스는 돌고 돌아 결국 Roland사의 Juno106입니다..
보컬리스트의 경험은 얼마나 프로듀서로서 도움이 되나요?
특별하게 큰 메리트가 있다고 이야기할 순 없지만, 테크닉적인 장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곡을 빌드업하고 녹음하는 과정에 가이드 보컬 혹은 가수에게 가창에 대한 객관화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메인 멜로디를 만들 때 다른 제작자에 비해 조금 더 많은 경험이 있다는 점. 예를 들면 보컬이 현실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멜로디를 제작할 가능성이 클 수 있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영화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
현재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지 않습니다만 첫 마음은 막연히 홍상수 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시작했습니다. 홍상수 님의 팬심으로 출발하여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학문적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받으며 느낀 것은 영화제작이 음악을 만들고 풀어내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에서 이야기하는 구조,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구조가 결국 같고 그때 공부한 내용이 음악을 풀어내는 과정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실례로 제가 음악감독을 담당한 영화 ’60일의 썸머’의 사운드트랙을 작업할 때였습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내용 덕분에 영화 대본만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것이 음악 제작에도 투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화양동에 작업실을 구하셨는데 화양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추천하실만한 맛집은?
10년 이상을 이 근방에서 자랐고 자연스럽게 건대 근처 작업실을 찾게 되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작업실을 구하고 나서는 강일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에 있는 이유는 길 건너 잠시 걸으면 갈 수 있는 성수동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적 혜택과 생각보다 곳곳에 숨어져 있는 맛집들, 그리고 작업실이 지하가 아니라는 점!(중요)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맛집 추천은 중국식 1인 찜닭 요리인 황먼지 요리를 파는 ‘선미 황먼지 찜닭” 입니다. 아주 맵게 주문하셔서 드시면 분명 중독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입맛 없을 때 자극 끝판왕!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현재 활동으로는 배영준 님과 함께 ‘GiantKilling’이라는 프로듀싱 팀을 결성하고 앨범을 기획 중이고
EOS는 이번 연도 말 새로운 곡 작업이 완료되어 일정을 조정 중에 있습니다. “좋아서 하는 밴드” 멤버 안복진 님의 솔로 앨범을 프로듀싱 중이고 KPOP 작곡도 하고 있습니다. KPOP 작곡팀은 ‘살롱 드 오수경’으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오수경 님과 SEOUL SYNTH를 통해 만나게 된 사운드 장인! 김율수 님이 함께합니다. 그러고 보니 배영준 님도 SEOUL SYNTH를 통해 만나게 되었는데요. SEOUL SYNTH가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모이는 멋진! 장소라는 걸 실감하게 되네요. 그리고 언젠가 아티스트 KIO로서의 솔로 앨범도 차곡차곡 준비 중입니다. 충분히 성숙하고 멋진 음악으로 뵙겠습니다.
코로나가 무엇이든 브레이크를 거는 요즘 음악만큼 일상의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이 있나 생각해보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되도록 즐겁게 함께 버틸 수 있도록 음악인들을 포함한 많은 예술인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모두 조금 더 힘내 보도록 해요!